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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후 대피소서 매일 성폭행이…" 10년만에 드러난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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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동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미야기(宮城)현 게센누마(氣仙沼) 해안 인근 주택가에 떠밀려 온 '교토쿠마루'가 건물 잔해와 쓰레기 더미 위에 놓여 있는 모습으로 그 해 3월 13일 찍은 사진. AP연합뉴스 지난 2011년 동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미야기(宮城)현 게센누마(氣仙沼) 해안 인근 주택가에 떠밀려 온 '교토쿠마루'가 건물 잔해와 쓰레기 더미 위에 놓여 있는 모습으로 그 해 3월 13일 찍은 사진. AP연합뉴스

"칸막이도 없이 담요만 깔린 지진 대피소에서 남성이 어두운 곳에서 여성을 붙잡고 옷을 벗겼지만 다들 못 본 체 했습니다."

일본 NHK가 지난 11일 동일본대지진 10주기를 맞아 다큐멘터리 '묻힌 목소리들'(Buried voices)를 통해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 등 3개 현에 거주하던 여성들이 겪은 성폭행 피해를 폭로했다.

NHK에 따르면 여성 전용 상담 전화 '동행 핫라인'에 2013~2018년 사이 접수된 36만여 건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3개 현에서 상담의 50% 이상이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피해자의 40%정도가 10대와 20대 여성이었다.

방송에서 한 여성은 "대피소장이 '남편이 없어서 큰일이네. 수건이나 음식을 줄 테니 밤에 와'라며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진으로 남편을 잃었다.

당시 20대였던 한 여성은 "대피소에 있던 남성들의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며 "어두운 곳에서 여성을 붙잡고 옷을 벗겼지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은 너무 어려서 도와줄 수 없다'며 다들 못 본 체했다"고 증언했다.

여러 남자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도 있었다. 그는 "피해 사실을 알렸다가 죽임을 당하면 그저 바다에 버려질까 봐 걱정했다"며 "내가 사라져도 쓰나미에 휩쓸렸다며 찾지 않을 것 같아서 아무에게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진술한 여성들은 대피소에서 성폭행이 매일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칸막이도 없었던 대피소는 거대한 강당에 담요를 깔아둔 것이 전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엔도 토모코 '핫라인' 사무총장은 "동일본대지진 참사 기념일은 희생자들의 기억을 되살려 10년 전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상기시킨다"며 "2011년 재난에서 교훈을 얻은 만큼 전화 상담 등의 지원을 통해 여성과 아이들이 '2차 재난'의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46분쯤 일본 산리쿠 연안 태평양 앞바다에서 규모 9.0의 거대 지진(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며 여러 차례의 여진이 발생하고 쓰나미까지 닥쳤다.

이 지진으로 일본 12개 도도부현에서 1만 5천899명이 사망하고, 2천527명이 실종됐다. 약 40만 채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완전히 파괴됐고, 22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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