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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에서 식량안보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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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국장 김종수 국장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마비시키고 있다. 발생국이 178개 국가에 이르고, 누적 사망자 수는 6만여 명을 넘어섰고, 기세 또한 가파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경제, 종교,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먹거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에 따른 불안감으로 일부 국가에서 식료품을 위시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에 자국 내 식량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쌀 수출 3위국인 베트남 정부는 3월 24일부터 수출 중단을 결정했고, 러시아 또한 밀, 콩을 비롯한 모든 곡물에 대해 수출을 중단하고 있는 등 여러 국가들에서 자국산 농산물에 대한 자물쇠를 준비 중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수급과 공급망의 불안정 확산으로 자국 내 식량 생산과 공급 부족 현상이 우려됨에 따라 주요 농산물에 대한 대외 유출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된다. 쌀, 밀을 비롯해 축산물 등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국의 생산 차질과 공급 제한 조치에 따라 국제 식량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이면에는 세계적 먹거리 공급 쇼크 사태라는 강력한 폭탄이 존재하고 있다. 식량전쟁, 식량안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각인할 때다.


코로나19 상황이 전시 상태를 방불케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유연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농업·농촌이 국가 수호의 안전핀으로 우리의 먹거리를 굳건히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戰後)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며 식량 원조를 받았고, 1970, 8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과 1997년 IMF 사태 등 대내외적으로 수없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굳건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오롯이 농업·농촌이다. 농도(農道) 경북이 그 중심에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자국민을 보호하고, 자국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문을 닫을 수 있는 식량전쟁이라는 냉혹한 국제 생태계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3% 정도에 불과하다. 사료용을 제외한 식량자급률 또한 50%에 미치지 못한다. 밀, 콩, 옥수수를 비롯해 주요 곡물의 7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급 가능한 쌀과 감자, 고구마 등을 제외하면 사정은 더 좋지 않다.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식량자급률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체작물 재배 및 품종 개발과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 시스템 확충, 외적 요인에 상대적으로 강한 스마트 팜 확대, 노동력 절감을 위한 밭작물 기계화 촉진은 물론 식용 곤충산업 육성, 축산물 대체 배양육 개발 등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 미래 후손들에게 물려줄 먹거리 창고를 꾸준히 키워나가야 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곤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에 국가 먹거리 공급망을 더욱 공고히 하고, 로컬푸드 시스템에 의한 '국내산 농산물 입맛 들이기'에도 한층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독립운동가이자, 농민운동가인 매헌(梅軒) 윤봉길 의사가 농민독본(農民讀本)에 남긴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 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씀을 빌려 먹거리를 지키는 농업인이 있기에 코로나19의 빠른 종식과 대한민국의 희망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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