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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주상복합 공사로 대구 '근대건축물'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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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개보수한 '역사의 흔적' 재개발 여파로 다시 무너뜨려
1960년대 이전 건물 55채 철거

대구 중구 북성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중구 북성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근대 건축물의 보고인 중구 북성로가 개발 여파에 휘청대고 있다. 지난 9월 대구콘서트하우스 맞은편에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사업이 승인되면서 수많은 시간의 흔적들이 하나 둘 철거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것.

더구나 인근 도원동과 고성동 철도변 지역까지 재개발·재건축 바람을 타면서 보존 가치가 높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역사의 흔적들이 대규모로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재개발을 허가하는 동시에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이중적인 행정을 보이고 있다. 철거 부지에는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리뉴얼했던 100년 전 대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근대건축물 30여 개 중 4곳이 포함됐다. 이미 혈세를 투입해 개보수까지 했지만, 갑자기 재개발을 허가하면서 다시 허물도록 한 것이다.

권상구 '시간과 공간 연구소' 상임이사는 "이번 재개발로 사라진 1960년대 이전 건물만 모두 55채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해당 재개발 부지에서는 대구읍성 돌로 추정되는 석재가 대규모로 발견돼 중구청과 문화재 관련 기관에서 조사에 나섰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민영사업 특성상 시행사가 대지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하고 승인 신청을 해와 이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면서 "다만 공사 과정에 있어 북성로의 경관과 정체성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으며, 반드시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쳐 관광자원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은 이번 주상복합 건축 허가가 북성로 도미노 개발로 이어지면서 기존 원주민들의 생활터전을 파괴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이곳에서 공구상을 운영하는 A(73) 씨는 "땅 주인들은 정작 여기에 살지도 않는다"면서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인근 부지에 대해서도 재개발 논의가 오갈 것이고, 치솟는 임대료에 결국 공구상들은 쫓겨나게 될 것"이라고 푸념했다.

일각에선 부동산 수익을 노리고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각종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역사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 중구와 남구 신천변 등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유물·유적 발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한 문화재연구 관계자는 "오랜 세월 대구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보니 땅속 깊숙한 곳에서는 얼마든지 귀한 유물·유적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매장문화재 유존지역=국가와 지자체가 작성한 문화유적 분포 지도나 지표조사 보고서에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표시된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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