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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백신이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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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한 의료진이 보건의료단체장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한 의료진이 보건의료단체장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전창훈 경북부장 전창훈 경북부장

2020년 4월. 미국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만 3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매일 6천~7천 명이 나왔다. 사람들은 연일 이를 보도하는 미디어를 접하면서 "세계 최강국 미국이 침몰했다"거나 "이제 미국의 시대는 끝났다"는 등의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런 표현에는 우리나라 정부가 초유의 팬데믹을 잘 막아내 자랑스럽다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도 내포돼 있었다. 정부와 언론 또한 이런 분위기를 부채질하면서 정은경 현 질병관리청장의 '스타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후 딱 1년 만이다.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게임 체인저 '백신'의 위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은 7, 8월이면 팬데믹 이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때쯤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을 외치며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할 것 같다.

미국은 그야말로 백신 접종 총력전이다. 하루 최대 300만 명 가까운 미국인이 백신을 맞고 있다. 엄청난 물량 공세가 있기에 가능한 수치다. 이를 지켜보면 미국이 왜 그토록 백신 개발에 집착하면서 전방위로 지원했는지 수긍이 간다.

반면 한국은 '현타'(현실 자각 타임)에 빠졌다.

지난해 한창 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하루 확진자 수 300~500명대를 꾸준히 기록하며 확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가 없다.

무엇보다 이를 타개할 백신 접종 상황이 답답하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백신 물량 확보도 계획보다 크게 지연되는 모양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률은 1.62명으로 세계 평균(7.24명)에 크게 못 미친다. 순위도 세계 111위로 하위권이다. 선진국은 차치하더라도 칠레나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정부는 11월쯤 집단 면역을 이루겠다는 계획이지만 헛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상당수 시민은 내년에도 마스크를 착용할 거라며 무기력을 드러내면서 팬데믹으로부터 탈출이 올해도 힘들 것으로 우려한다.

그런 사이 백신으로 인해 급변하는 세계 경제 흐름이 우려스럽다.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엄청나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을 6.5%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양책을 감안하면 이 전망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미국의 빠른 경기 회복은 결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까지의 유동성 파티를 끝내고 긴축통화 정책을 전환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전에 웬만한 국가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경기 회복이 제대로 안 된 나라는 경제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백신 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되도록 빨리 집단 면역을 이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에 최대한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으려는 심산도 있다.

우리나라의 더딘 백신 접종이 더욱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경제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미국발(發) 경제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고 예상보다 심각한 경기 불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백신 접종이 늦어져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을 지목했다.

과연 정부는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이나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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