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이 왜 이래?"…코로나에 멈춘 대구, '나훈아 콘서트'는 열렸다

입력 2021-07-16 13:42:19 수정 2021-07-17 01:55:05

전주 미스터트롯 콘서트 취소…나훈아 콘서트는 '강행'

매일신문 | (현장영상)
16일 오후 1시 30분 대구 북구 엑스코 신관. 곧 열리는 나훈아 콘서트를 보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찬민 기자
16일 오후 1시 30분 대구 북구 엑스코 신관. 곧 열리는 나훈아 콘서트를 보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찬민 기자

연일 1천500명 안팍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주말 전 지역이 방역 비상에 걸린 가운데 1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나훈아 콘서트가 일정대로 진행되자 시민과 자영업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나훈아는 16일 오후 2시 대구 엑스코에서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를 개최한다. 18일까지 하루 2회씩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콘서트에는 1회당 약 4천명이 관람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첫 티켓 예매와 동시에 해당 콘서트는 첫날 전석 매진됐다. 코로나로 지쳤던 이들에게 모처럼 즐길 수 있는 콘서트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7월들어 서울과 수도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4차 대유행 우려가 발생했다. 심지어 하루 확진자가 한자리수였던 대구에도 40~50명으로 늘어나는 등 비수도권으로의 코로나 전파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공연 일주일여를 앞두고 티켓 취소와 환불 요청 문의가 늘어났다. 한 장소에 수천명이 모이는 콘서트를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왔다. 대구시 민원 게시판에는 "(나훈아 콘서트) 관객 대부분이 코로나 우려가 높은 연령대다"며 취소 건의가 올라왔다.

하지만 주최측은 일정대로 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16일 오후 첫 공연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엑스코 주변에는 관람객의 차량이 몰려들어 교통정체가 일어났다.

한 예매자는 "취소하려고 문의를 했지만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왔다"라며 "마스크와 장갑을 따로 더 챙겨왔다"고 말했다.

나훈아 콘서트 주최 측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티켓 홈페이지에 좌석 간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체온 측정, 자가 문진표 필수 작성, 함성, 구호, 기립 및 단체행동 금지, 물 제외 외부 음식물 반입 금지, 공연장 방역 및 소독 등을 안내했다.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16일 오후 1시 30분 대구 북구 엑스코 신관. 곧 열리는 나훈아 콘서트를 보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찬민 기자
16일 오후 1시 30분 대구 북구 엑스코 신관. 곧 열리는 나훈아 콘서트를 보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찬민 기자

하지만 밀폐된 실내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콘서트에서 '완벽한 방역'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비판이 크다.

이 때문에 대구 지역 내 다른 공연은 취소를 결정했다. 2021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과 2021시민행복콘서트는 전면 취소됐다. 전국 투어 중인 미스터트롯 TOP6 콘서트도 전주 등 비수도권 공연을 취소했다. 전주는 거리두기 2단계로 정부 방역지침 상 최대 5천명의 관객이 입장 가능하지만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

이 같은 엇갈린 결정을 두고 한 시민은 "수도권 공연들이 취소되고 전주의 콘서트가 취소됐으니 공연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풍선효과처럼 이번에 대구로 대거 몰려올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방역수칙 잘지키겠다는 말하나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에 하나라도 이번 콘서트에서 확진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면 그 책임은 나훈아가 지는거냐?"고 덧붙였다.

16일 가수 나훈아 콘서트가 열린 대구 엑스코 동관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뉴스본부
16일 가수 나훈아 콘서트가 열린 대구 엑스코 동관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뉴스본부

또 수도권에 이어 대구도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고 영업시간을 오후 11시로 제한하는 등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는데 콘서트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중구 동성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씨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강화로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다른 콘서트들은 속속 취소되는데 유독 콘서트를 강행하는 주최측과 나훈아는 자영업자의 피눈물은 보이지도 않는가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