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간 썩지 않은 참전용사의 군화…"하루빨리 가족 품에서 영면하길"

입력 2022-10-05 15:22:05 수정 2022-10-05 21: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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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다부동 572고지 전투서 전사 장병 유해 발굴
김재욱 칠곡군수 SNS 통해 알려져…신원 확인 2% "유전자 채취 동참을"

6·25전쟁 다부동 572고지 전투서 적의 총탄을 맞고 쓰려져 움츠렸던 자세 그대로 백골로 산화한 한 국군 장병의 유해. 70년이 넘는 세월에도 군화는 형체를 알아볼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 SNS 캡처
6·25전쟁 다부동 572고지 전투서 적의 총탄을 맞고 쓰려져 움츠렸던 자세 그대로 백골로 산화한 한 국군 장병의 유해. 70년이 넘는 세월에도 군화는 형체를 알아볼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 SNS 캡처

"그 순간 얼마나 두렵고 고향이 그리웠을까요? 썩지 않은 군화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6·25전쟁 당시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투에서 조국을 구하다 산화한 한 국군 장병의 유해 사진 한 장이 숙연함을 자아낸다.

사진 속 장병은 적의 총탄을 맞아 쓰려져 움츠렸던 자세 그대로 백골로 산화했지만, 70년이 넘는 세월에도 군화는 형체를 알아볼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1950년 칠곡군 가산면 용수리 572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이 장병은 지난달 28일 50사단 칠곡대대 장병들에 의해 햇빛을 보게 됐고, 김재욱 칠곡군수가 4일 자신의 SNS에 관련 내용을 올려 알려졌다.

김 군수는 "사진 속 참전 용사의 육신은 백골로 변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군화는 썩지 않고 남아있는 것 같다"면서 "군화 주인의 신원이 확인돼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서 영면하길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2000년 시작된 국방부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올해까지 전국에서 1만3천여 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 가운데 10%가 칠곡군일 정도로 백선엽 장군의 1사단이 참전한 다부동 전투는 치열했다.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된 올해 칠곡지역 유해 발굴에서도 8구의 유해와 1천여 점의 탄약, 수류탄 등의 유품이 발굴됐다.

일각에서는 22년간 발굴된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것은 2%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전자 채취를 독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칠곡군 한 관계자는 "호국 영령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 분이라도 더 신원이 확인될 수 있도록 유전자 시료 채취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군수는 "칠곡군은 백선엽 장군의 마음의 고향이자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의 성지다. 대구지역 군부대가 칠곡군에 유치되어 72년 전처럼 칠곡에서 호국 용사들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