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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말(言) '∼린이'는 아동 차별?…방정환 선생은 뭐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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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헬린이… 왜 초보자에 '어린이' 갖다 붙이나요
의도와 달리 편견 조장 우려…일각선 "귀여운 표현" 의견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7살 자녀를 키우는 최민영(38·대구 달서구) 씨는 최근 남편과 주식 투자 대화를 나두면서 "'주린이'에게 추천해줄 종목이 있느냐"고 했다. 옆에 있던 아이가 "엄마, 주린이가 뭐냐"고 묻자, 최 씨는 "주식 초보자를 뜻하는 건데, 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아이는 "어린이는 초보인 거야?"라고 되물었다.

최 씨는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른'인 내가 미숙한 건데, '어린이'로 표현하는게 옳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아이에게 도리어 내가 배웠다"고 했다.

어떤 분야의 초보자나 입문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덧붙이는 '~린이'라는 용어가 어린이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이 담겨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상 생활뿐 아니라 공익성을 담고 있는 미디어나 공공기관 등도 '~린이'라는 표현이 쉽게 쓴다. 한 공공기관이 새로운 도전·취미의 의미에서 '~린이' 인증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누리꾼 사이에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4일 "어린이는 아동을 어른과 같은 독립적 존재로 보고 존엄성을 존중하는 단어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처음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차별의 언어로 변질돼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2017년 16개국 아동 존중 의식 조사에서, 대한민국은 최하위 수준인 15위를 기록했다. 방정환 선생은 지난 1925년 5월 1일 어린이날 축사에서 "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이다. 싹을 위하는 나무는 잘 커가고 싹을 짓밟는 나무는 죽어 버린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왜 차별적인 용어인가"라며 반문하기도 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리다'라는 형용사는 '나이가 적다'는 뜻 외에도 '생각이 모자라거나 경험이 적거나 수준이 낮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다.

'헬린이'(헬스+어린이)라는 말을 즐겨쓰는 심모(25) 씨는 "'헬린이'로 초보자임을 인정할 때 남들에게 더 도움받을 수 있는 귀여운 표현이 아니느냐"고 했다.

전문가는 발화자의 의도와 달리 차별의 표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방송매체 등에서 어린이를 비하할 의도보다는 흥미를 돋우는 차원에서 사용돼 큰 문제없이 확산됐다. 다만 연령주의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차별적 편견을 고착화할 위험이 있을 수도 있어 다른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면서 "말을 쓰는 사람이 나쁜 의도가 없어도 당사자가 그렇게 느낀다면 차별이자 혐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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