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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퓨전극 된 영주 마당놀이 '덴동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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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외지인, 대사는 남도 사투리 도배
한 여인 파란만장 인생유전…지역특화콘텐츠 선정 작품
화려한 춤에 양악·곡예 접목 "원작 의미 퇴색 정체성 상실" 문화예술단체 비난 쏟아져

새로 제작된 퓨전 덴동어미 공연 모습. 영주시 제공 새로 제작된 퓨전 덴동어미 공연 모습. 영주시 제공
전통 덴동어미 공연 모습. 영주시 제공 전통 덴동어미 공연 모습. 영주시 제공

영주지역 대표 문화콘텐츠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덴동어미 화전가'가 기존 마당놀이 형태에서 느닷없이 무대 퓨전 형식으로 바뀌면서 지역 문화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부분 배우와 스텝 등이 외지인들로 교체됐으며, 공연 설비와 연습 등에도 영주지역이 소외됐다. 대본 곳곳에 남도 사투리가 도배되는 등 지역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마당놀이 '덴동어미 화전놀이'는 1938년 '소백산대관록'에 수록된 화전가를 근거로 제작된 작품이다. 네번의 결혼과 네번의 사별, 어린 아이 덴동이마져 화상을 입자 60이 다된 나이에 고향 순흥으로 돌아와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한 여인의 파란만장 인생유전을 그려냈다.

화전놀이를 통해 집단적 신명과 희망적 삶의 의지를 전통무와 창작곡·난타·국악·신명나고 회학적인 풍자를 혼합해 그려낸 작품으로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역특화콘텐츠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후 5년 동안 지역 행사장과 전국 축제장 등에 초청돼 공연을 펼쳤다. 일본과 베트남, 중국 등 해외공연과 평창동계올림픽 초청공연까지 펼쳤다.

그동안 이 작품은 조선후기 경북 영주 순흥지역을 배경으로 한 한국 내방가사의 수작으로 평가되면서 대한민국 대표 문화콘텐츠로 부상했다. 영주시는 올해 공연 사업비로 보조금 2억 5천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예총 회장이 교체되면서 올해 마당놀이 공연은 실내 무대, 퓨전 공연으로 바꼈다. 지난 4월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상항임에도 불구, 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고 영주문화예술회관 까치홀에서 2차례 공연을 강행했다.

이 공연은 해설자로 등장한 변사 말뚝이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드라마적인 면과 극적인 요소를 현대음악과 함께 버무려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었다.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화려한 춤과 양악(드럼, 건반, 바이올린, 첼로), 국악이 어우러진 음악과 쇼, 아크로바틱(곡예)까지 펼치는 다양한 장르로 변화시켰다.

이 과정에 기존 공연팀은 해체됐다. 17명의 배우 중 영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배우는 고작 2명이다. 기획사와 음향, 무대, 조명 등 모든 분야가 외지인들로 채워졌고 장기간의 공연 연습도 대부분 수도권에서 이뤄졌다.

지난 5년간 덴동어미 공연은 배우 12명 가운데 9명이 지역민이었다. 악사, 영상, 무대제작 등 공연 진행분야 70%가 지역과 지역민들로 채워졌고 안무와 음악감독 정도만 외부인으로 구성됐었다.

총 감독인 하창호 예총 영주지회 회장과 총괄기획을 맡은 엄성필 연극협회영주지부장, 제작 홍보를 맡은 김인욱 영주문화관광재단 이사(서울·최근 주소 이전)를 제외한 대부분이 타 지역 인사들로 채워졌다.

지역 예술 문화단체 회원들은 "화려한 퍼포먼스에 치중, 가사문학의 백미인 원작의 의미를 퇴색시킨 퓨전 뮤지컬로 바꼈다"며 "스탭과 배우 대부분을 외지인으로 교체해 '지역문화예술 창달과 지역 배우 훈련강화, 제작인력 육성, 인적 자원 활용한 콘텐츠 역량강화, 일자리 창출'이란 보조사업의 목적까지 위배했다"고 맹비난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 해 각색된 공연 대본이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대본에는 '땡기는데, 안디야, 싸게 준비혀, 많다냐, 가야혀, 싸게싸게, 안간다니께, 없을건디, 갈랑께' 등 남도 사투리들로 빼곡해 지역 정체성마져 왜곡됐다는 비난이다.

예총 측도 문제를 의식한 듯 대본 1장에 '가사 수정, 사투리 수정, 연습시 수정 요망'이란 글을 표기해 놨다.

이에대해 예총 관계자는 "덴동어미 화전놀이를 젊은 감성과 화려함, 세련미를 더해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면서 "지역 배우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두차례 오디션 공고를 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스텝은 모두 교체됐지만 배우 5명은 지역 출신이다. 이사회는 코로나19로 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공연은 시사회에 불과하다. 앞으로 영주 사투리 등을 추가해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존 배우들은 "마당놀이 배우모집에 '알토/소프라노, 알토/메조, 하이바리톤/테너를 뽑는다'고 공고했는데 어떻게 참여하느냐"며 "고의적으로 기존 배우들을 배제하기 위해 엉뚱한 오디션 공고를 냈다"고 항변했다.

이와관련 지역 예술인들은 "전통 마당놀이 덴동어미 화전가는 소백산대관록에 수록된 화전가를 근거로 제작됐고 안동대학에서 학술대회까지 연 고중된 지역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 콘텐츠"라며 "보존회를 만들어 계승 발전 시켜야 된다"고 주장했다.

영주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코로나19로 지역예술인들이 어려운 상항인데 지역배우와 스텝을 배제시킨 것은 사업취지에도 맞지 않다"며 "보조금 2억5천만원이 투입된 만큼, 행정사무감사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마당놀이 덴동어미를 영주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육성해 향후 한국문화테마파크 내에 조성중인 마당놀이공연장에서 상설공연을 계획하고 있다"라면서 "향토 마당놀이를 퓨전화하는 것과 지역 배우들을 배제시킨 것은 잘못된 일이다. 사업 전반에 대한 조사와 재검토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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