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운명과 숙명

입력 2021-11-25 10:44:21 수정 2021-11-25 10:39:30

박채현 동화작가

박채현 동화작가
박채현 동화작가

우스갯소리로 앞에서 날아오는 돌은 운명이요, 뒤에서 날아오는 돌은 숙명이라는 말이 있다. 돌이 앞에서 날아오면 피하거나 피하려는 노력이라도 할 수 있지만, 뒤에서 날아오는 돌은 그대로 맞아야 한다. 운명보다 피하기 힘든 것이 숙명이라는 뜻이다.

예컨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는 일은 누구에게나 큰 시련이다. 시련이 숙명이라면 시련을 대하는 태도는 운명을 좌우한다. 같은 일을 겪고도 성실과 노력으로 극복하는 사람이 있고 환경을 탓하며 허랑방탕한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늘 앞날을 궁금해한다. 토정비결을 펼쳐놓고 점을 보거나 사주팔자를 풀어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헤아려보기도 한다. 풍수지리를 믿고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조상의 묘를 좋은 곳에 쓰기도 한다. 인류의 운명을 바꿀 정도로 과학이 발달했다지만, 과학이 모든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천기를 누설하듯, 운세 좋게 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이가 있어 들어봤다. 첫째, 인사를 잘하라. 인사는 타인과 나를 연결하는 고리다. 인사는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행위이다. 인사를 잘하는 이를 미워하는 사람은 없다. 살갑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뭐라도 챙겨주고 싶고 말이라도 다정하게 건네는 게 인지상정이다.

둘째, 말을 분명하게 하라. 말끝을 흐리면 자신감 없어 보이고 믿음이 가지 않는다. 말 끝맺음을 잘하면 오해의 여지가 줄고, 자신의 행동을 말로 규정짓게 되므로 전후가 분명해진다.

셋째, 칭찬하라. 타인의 실수나 잘못 대신 장점을 찾게 되니 저절로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타인의 작은 배려에도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칭찬은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넷째, 베풀어라. 기부하면 받는 사람도 기쁘지만 베푸는 사람이 더 뿌듯해진다. 부자가 아니어도 기부할 수 있는 건 누구에게나 있다.

다섯째, 바르게 걸으라. 감정이나 몸의 상태는 걸음걸이에 드러난다. 걸음이 비틀거리거나 힘이 없으면 정신 상태도 흔들리고 자신감 없어 보인다. 당당하고 가뿐한 걸음은 자신감 있는 마음을 나타낸다.

여섯째, 얼굴빛을 맑게 유지하라. 얼굴을 맑게 하는데 웃음만한 것이 없다. 누구나 웃는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 피부를 맑게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깨끗하게 씻고 피부를 잘 가꾸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등이다. 듣고 보니 운은 사람의 마음 안에 있는 것인가 싶다.

살다 보면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길흉화복의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생로병사의 고통은 모든 인간의 숙명이다. 부적을 쓰거나 굿을 하는 것은 잠시의 위안일 뿐이다. 나를 사랑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하며, 타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일은 우리를 좋은 기운 안에 오래 머물게 한다. 슬프고 괴로운 일을 당할 때 우리는 절망과 비난 대신 희망과 화합을 선택할 수 있다. 행복감이나 불행감은 현상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현상에 따라 자신이 선택한 감정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