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시시각각] <100> 선덕의 찬란한 지혜, 경주 첨성대

입력 2022-05-31 06:00:00 수정 2022-06-21 09:26:37

신라 27대 선덕여왕대에 쌓은 경주 첨성대. 용도에 대한 기록이 없는데다 독특한 구조로, 학자마다 다양한 이설이 나오고 있지만 '현존 세계 최고(最古) 천문대'로 인정받고 있다. 늦은 밤 세종시에서 온 한 연인이 내일을 꿈구며 행복을 약속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신라 27대 선덕여왕대에 쌓은 경주 첨성대. 용도에 대한 기록이 없는데다 독특한 구조로, 학자마다 다양한 이설이 나오고 있지만 '현존 세계 최고(最古) 천문대'로 인정받고 있다. 늦은 밤 세종시에서 온 한 연인이 내일을 꿈구며 행복을 약속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주말 늦은 밤 세종시에서 경주를 찾은 한 연인이 첨성대를 살펴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주말 늦은 밤 세종시에서 경주를 찾은 한 연인이 첨성대를 살펴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첨성대 남쪽 하늘에 햇무리가 만든 무지개.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첨성대 남쪽 하늘에 햇무리가 만든 무지개.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첨성대 정자석에 앉은 후투티와 햇무리가 만든 무지개.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첨성대 정자석에 앉은 후투티와 햇무리가 만든 무지개.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첨성대 맨 위 정자석. 연구결과 오른쪽 아래 모서리가 동짓날 해가 가장 낮게 뜨는 방향인 동남 32도에 맞춰진 사실이 밝혀졌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첨성대 맨 위 정자석. 연구결과 오른쪽 아래 모서리가 동짓날 해가 가장 낮게 뜨는 방향인 동남 32도에 맞춰진 사실이 밝혀졌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건축 구조를 연구한 결과 첨성대 돌의 갯수와 쌓아올린 단의 수 등은 계획적이며, 둥근 몸통부 곡률은 계절변화에 따른 밤낮 길이와 일치하는것으로 밝혀졌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건축 구조를 연구한 결과 첨성대 돌의 갯수와 쌓아올린 단의 수 등은 계획적이며, 둥근 몸통부 곡률은 계절변화에 따른 밤낮 길이와 일치하는것으로 밝혀졌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別記云 是王代 鍊石築瞻星臺. - 별기에 이르기를

이 (선덕)왕대에 돌을 다듬어 첨성대를 쌓았다". 1281년,

일연이 신라별기를 인용해 삼국유사에 쓴, 단 아홉 글자.

첨성대로 부르게 된 최초 기록입니다. 그런데 왜 쌓았는지

어떤 문헌에서도 알 수 없어 논쟁이 끊이질 않습니다.


기단부(2), 몸통부(27), 정(井)자석(2)까지는 31단.

불교 우주관으로 하늘과 땅을 더하니 도리천인 33천(天).

정자석 우물은 땅(현세)과 하늘(우주)를 연결하는 통로.

2004년, 사학자 김기흥은 경주 첨성대를 "도리천을 염원한

선덕여왕의 꿈과 비원을 담은 우주우물" 이라 했습니다.


정자석 모서리는 정확히 동짓날 해뜨는 동남향 32도.

둥근 몸통부를 쌓은 27단은 달의 공전 주기(27.3일),

몸통부와 정자석을 합한 29단은 음력 한 달(29.5일),

기단부 등 쌓아 올린 돌 365개는 1년 날 수를 의미한다며

2009년, 천문학자 박창범은 "확실한 천문대" 로 봤습니다.

"첨성대는 우주의 중심. 견우성 자리에 세운 첨성대를

중심으로 경주는 하늘의 별자리를 그대로 표현한 도시".

2009년, 방송사 PD 이용환은 대릉원·월지·계림 등 유적이

천상열차분야지도 별자리와 판박이임을 증명했습니다.

그의 다큐멘터리 '첨성대 별기'는 큰 반향을 불렀습니다.


논쟁은 계속됐습니다. "신라 천관녀는 첨성대 여사제.

몸통부 곡선은 여체, 남쪽 창은 여성의 생식기(성혈)".

2016년, 여신(女神)연구가 김명숙은 '첨성대, 여신의 신전'

논문에서 '첨성대는 박혁거세를 낳은 선도산 서술성모

여신의 신전이자 천문 관측대' 라는 새로운 견해를 냈습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건축공학자 김장훈이 구조를 살펴

그 기능과 용도를 추적했지만 결론은 "모른다" 였습니다.

다만 그는 2019년 펴낸 책 '첨성대의 건축학적 수수께끼' 에

우아한 몸통 곡률은 밤낮 길이 변화와 딱 일치한다고 썼습니다.

갈수록 의문만 커지니 참으로 수수께끼 투성이입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천문대' 경주 첨성대.

여러 이설에도 별을 헤던 천문대로 여전히 빛을 발합니다.

첨성대가 '백성의 별' 견우성 자리에 든게 우연이 아니라면

점성(占星)이든 제단이든 도리천을 염원했든, 천문을 읽어

백성을 구하려는 정신은 변치않습니다. 그래서 더 값진 유산입니다.

그때 왕은 백성과 하늘의 중간자. 요즘처럼 역병이,

극심한 가뭄이 들면 별을 헤아리며 하늘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신라의 밤은 어두웠지만 선덕의 지혜는 찬란했습니다.

1천400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그때 그대로인 첨성대 앞에서

오늘은 선남선녀가 내일을 꿈꾸며 행복을 약속합니다.

대구에서 첨성대를 찾은 한 연인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휴대폰 카매라 셀프 타이머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대구에서 첨성대를 찾은 한 연인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휴대폰 카매라 셀프 타이머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첨성대 돌틈에 둥지를 튼 후투티가 먹이를 물어 나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첨성대 돌틈에 둥지를 튼 후투티가 먹이를 물어 나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월성 북쪽 평지에 자리한 첨성대 앞을 거니는 관광객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경주 월성 북쪽 평지에 자리한 첨성대 앞을 거니는 관광객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