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개 물림 사고…빠른 응급조치가 관건

입력 2022-09-21 06:30:00 수정 2022-11-01 14: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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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물렸을 때 광견병 접종 여부 확인해야…10일 동안 관찰 필요
혐기성 균 감염 시 감염 심화, 골수염·절단 우려도

맹견.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맹견.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지난 10일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과 전북 임실군에 있는 증조할머니 집을 찾은 A(4) 양은 길가에서 언니 B(7) 양과 뛰어놀다 옆집에 묶여 있던 개에게 머리, 목, 귀 등을 심하게 물렸다. 개는 1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A양과 B양을 공격했고, 언니 B양은 동생이 개에게 물리자 이에 대항하다가 왼쪽 팔을 여러 차례 물렸다.

무더위가 한 풀 꺾이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개, 고양이 등에 의한 물림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9천 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수(2천92만7천여 가구)를 고려하면 전체 가구의 15% 정도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많아지다 보니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 반려묘에게 물리거나 지나가다가 갑작스럽게 동물에게 물려 부상을 입었다는 사례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5년간 총 1만292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린 뒤 빠른 응급조치 필요

개나 고양이 등 동물에게 물려 입은 부상을 '교합상'(咬合傷)이라고 한다. 동물에게 물린 경우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균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물림 사고를 당한 경우 가능한 빠르게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다시 물리지 않도록 자신을 문 개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키우던 동물이 아니라 지나가던 중 다른 사람의 반려견에 물린 경우라면 광견병 예방접종의 유무를 꼭 확인해야 한다.

살짝 긁히기만 한 상처라면 흐르는 깨끗한 물에 10분 정도 씻어준 뒤 소독한 후 약을 발라야 한다.

출혈이 있다면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소독을 한 후 거즈나 천으로 가볍게 압박해 준다. 출혈이 멈춘 후에는 약을 바르고 붕대로 상처를 덮어 준다. 덮어 준 후에는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명적인 균 감염될 위험도

물린 상처로 근육이 파열되는 등 교합상이 깊고 심하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동물의 입안에는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 많기 때문이다.

동물에게 물린 경우 산소가 차단된 환경에서 더욱 활성화되는 혐기성 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상처 부위를 바로 봉합하기보다는 충분히 소독부터 한 뒤 균을 제거해, 염증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피부를 봉합할 경우 혐기성 균에 의해 감염이 심화돼, 골수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 경우 여러 번의 수술을 거쳐 물린 부위를 절단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개나 고양이에게서 발견되는 파스투렐라물토시다(Pasteurella multocida)라는 균은 12시간에서 24시간 안에 빠른 감염을 일으키는 균이다.

또한 캡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capnocytophaga canimorsus)라는 균은 비장 절제, 만성 폐 질환, 알코올 중독이 있는 환자에 있어서 심한 감염을 유발하는데, 이 경우 치사율은 23~28%에 달한다.

김효곤 MS재건병원 수부 클리닉 원장은 "상처가 깊어서 인대나 근육이 파열된 경우나 관절을 침범하는 상처가 생긴 경우 입원을 해 매일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항생제를 맞게 된다"며 "그럼에도 염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에는 오염된 조직이나 균을 감소시키기 위해 '관혈적 변연절제술'(수술 중 병변 부위를 육안으로 직접 보면서, 감염이나 외상 등으로 오염되었거나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되며, 균 배양 검사도 상처가 호전될 때까지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신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상처의 염증이 호전이 될 때까지 변연절제술 및 소독을 하게 된다. 이어 세균 수를 최대한 줄인 후 손상받은 신경, 인대, 근육 등을 봉합하게 된다.

◆파상풍, 광견병 등 주의해야

동물에게 물린 후에는 세균에 의한 염증 외에 파상풍균에 의한 파상풍에 감염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최근 몇 년 간 파상풍 예방 접종을 한 적이 없다면 물린 직후 파상풍 톡소이드나 면역 글로불린을 접종해야 할 수 있다.

또한 개에게 물렸다면 개의 광견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개가 광견병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개를 10일간 관찰해 광견병의 병세가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만약 사람을 물었던 개가 죽은 경우에는 냉동이 아닌 냉장의 상태로 병원에 가져가, 동물의 뇌에서 광견병 바이러스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김 원장은 "광견병이 의심되거나, 광견병에 걸린 동물에게 물린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인간 광견병 면역글로불린과 광견병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곤 MS재건병원 수부 클리닉 원장. MS재건병원 제공
김효곤 MS재건병원 수부 클리닉 원장. MS재건병원 제공

◆물림 사고 미연에 방지해야

물림 사고 후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물림 사고를 평소에 예방하는 것이다. 개 주인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할 때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

또한 국내에서 맹견으로 분류된 5종(도사견, 로트 와일러, 핏볼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은 입마개를 꼭 채운 뒤 산책을 해야 한다.

특히 매년 시행하는 광견병 예방접종 지원 기간이 있는 만큼 이 기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예방접종을 하면 개 물림 사고를 당한 환자의 광견병을 예방을 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주의에도 불구하고 교합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교합상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통해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움말 김효곤 MS재건병원 수부 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