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병원 가기 주저 마세요"…고령 환자 많은 '변실금'

입력 2022-10-05 06:30:00 수정 2022-10-04 18: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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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70% 가량 60세 이상…기침, 방귀 뀔 때도 변 나올 수도
초기에 대장항문과 찾아야…바이오피드백, 항문 근육 강화

변실금.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변실금.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국내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변에서 다양한 노인성 질환을 앓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은 치매,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 질환, 퇴행성 질환 등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임신과 출산 등 여러 원인에 의해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지게 된다. 심한 경우 직장, 자궁, 방광 등의 장기가 골반 아래로 내려오게 되고, 대변의 배출 조절에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고령층 중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대변이 항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증상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변실금'이라고 한다.

◆변실금의 다양한 증상

변실금은 3개월 이상 대변이 항문 밖으로 새는 질환을 뜻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대변이 나오거나, 변이 마렵다는 느낌이 들지만 참지 못해 옷에 실수를 하게 된다. 기침을 하거나 방귀를 뀌어도 변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변실금은 가스가 새는 비교적 가벼운 증세에서부터, 변 덩어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오는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변실금 환자들은 질환 특성상 부끄러움 때문에 배우자나 자녀에게도 쉽게 털어놓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변실금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 쉬우며 대인기피,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휴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휴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잘못된 정보로 조기 치료 놓칠 수도

관련 통계에 따르면 변실금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4천984명이던 변실금 환자는 2019년 1만2천841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변실금 환자들은 비전문가에게 관련 정보를 의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변실금 환자 1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변실금의 정보를 주변 사람(42%), 의료진(34%), 신문·방송 등 미디어(16.5%) 등의 순으로 얻고 있었다.

또한 '증상이 나타나고 얼마 뒤 병원을 찾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가장 많은 42.6%가 1년 이상이라고 했다. 이들 환자들 가운데 2명 중 1명(49.4%)은 5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처음으로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환자도 23.6%에 달했다.

환자들이 병원을 늦게 온 이유는 '병이 아닌 줄 알아서'가 41.1%로 가장 많았다. '치료가 안 되는 줄 알아서', '부끄러워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23.2%를 차지했다.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은 "변실금 환자들은 부끄럽다거나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있다"며 "변실금과 관련된 정보를 비전문가에게 의지할 경우, 잘못된 정보로 조기에 제대로 치료할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실금의 진단

변실금의 원인은 분만, 괄약근 손상, 당뇨병, 뇌졸중 등으로 다양하다. 고령 환자일수록 증상이 심하고 점차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변실금 환자의 71.8%는 60세 이상으로 집계됐다.

변실금은 ▷증상 확인 ▷신체 검진 ▷내과적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내과적 검사에는 항문 내 압력을 측정하는 '항문 내압 검사', 항문직장의 전체적인 모양과 골반장기의 기능적인 움직임을 관찰하는 'MRI 역동성 배변조영술'을 비롯해, 음부신경 근전도검사, 항문 초음파검사, 대장내시경이 있다.

특히 매일 배변 일지를 기록해 놓는다면, 증상 확인을 통한 변실금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

◆변실금의 치료

변실금의 치료법으로는 식이 조절과 지사제류를 복용하는 약물 요법, 지지 요법 등이 있다.

식이요법 시에는 햄, 소시지와 같이 가공하거나 훈제한 고기, 알코올(술),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 건자두 등 설사 유발 과일, 소르비톨, 자일리톨, 유과당 등을 주의해야 한다.

변실금의 비침습적 치료법으로는 물리치료 및 운동 요법, 바이오피드백 등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미국, 유럽에서도 변실금 치료에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이다.

구 병원장은 "바이오피드백은 항문에 전기 센서가 달린 기구나 풍선을 삽입해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괄약근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치료다"며 "항문 근육을 강화할 수 있으며, 직장의 감각을 되살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괄약근 성형술, 주사 요법, 인공괄약근삽입, 척추신경자극술 등 다양한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골반저 근육의 약화로 인한 탈직장, 직장류, 회음 하강 등으로 생긴 변실금은 'MRI 역동성 배변조영술'을 통해 골반 근육의 배변 기능과 장기의 움직임을 동영상처럼 확인하면서 복강경으로 직장고정술, 질고정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변실금과 배변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

구 병원장은 "변실금은 증상이 있어도 환자가 질환에 대해 모르거나, 알더라도 치료가 잘 안되는 병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변실금은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증상이 있으면 대장항문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 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