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쇄병동 입원 하루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생때같은 자식이 죽었습니다"

입력 2022-11-23 15:43:16 수정 2022-11-23 19:09:34
  • 0

침대 옮기면서 폭력적 장면 노출… 간호 기록지도 허위
유족 "폐쇄병동에서 제대로된 간호를 받았는지도 의문"
병원 "신체접촉은 불가피…기타 의혹은 경찰 수사로 밝혀질 것"

A씨와 그의 어머니 B씨. 올해 초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유족들은 A씨는 가족들과도 좋은 사이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유족 제공
A씨와 그의 어머니 B씨. 올해 초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유족들은 A씨는 가족들과도 좋은 사이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유족 제공

대구의 한 병원에서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던 30대 환자가 폐쇄병동으로 옮겨진 지 하루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발생 당시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유족들은 병원 측이 간호 기록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평소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던 A(32) 씨는 지난달 17일 달서구 본동 한 병원의 정신병동에 자진 입원했다. A씨 가족은 "A씨가 입원 당시 알코올 의존증을 제외하면 별다른 지병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열흘 만인 지난달 28일 오전 4시 50분쯤 1인 격리실인 폐쇄병동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개방병동에서 치료받던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다른 환자와 병원 외부에서 음주를 한 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술에 취해 다른 침대에서 자고 있던 A씨를 발견한 병원 관계자들은 그를 휠체어에 태워 폐쇄병동으로 옮기고, 침대에 손과 가슴 등을 결박했다.

A씨의 유족은 이 과정에서 병원 직원들의 폭력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CCTV를 직접 확인한 A씨의 어머니는 "병원 관계자 3명이 술에 취해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아들의 얼굴을 손으로 밀쳤다"며 "침대에 결박하는 과정에서는 손으로 목을 누르거나, 아들의 몸에 올라타 양 무릎으로 가슴을 누르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CCTV에는 폐쇄병동에 혼자 자고 있던 A씨가 고통스러운 듯 수차례 가슴을 부여잡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장면도 담겼다. 유족들은 이때 병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면 죽음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간호 기록지도 허위로 작성됐다고 주장한다. A씨의 어머니는 "간호사가 28일 오전 1시 30분, 2시, 4시쯤 환자가 코를 골며 자고 있다고 간호기록지에 기록했다. 하지만 CCTV를 보니 야간 당직 간호사는 27일 오후 9시 30분부터 숨진 채 발견된 시각까지 단 한 번도 격리실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병원을 고소했고, 경찰도 A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달 초 부검 절차를 진행한 경찰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2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사건 관련 CCTV는 모두 확보했고 간호사, 의사 등 병원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A씨의 부검 결과가 나온 후 더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어 시간은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병원 관계자는 "CCTV에 잡힌 병원 관계자와 A씨 간의 신체접촉은 정신병동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술에 취한 A씨를 옮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이 제시하는 다른 의혹들은 경찰 수사로 밝혀질 사항이다. 경찰 수사에는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