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사원 반대" 이번엔 돼지수육 파티 예고

입력 2023-01-31 12:00:49 수정 2023-01-31 21:50:04

주민 비대위 "지지해준 분들께 화답하는 차원"
무슬림 측 "이것이 진정한 한국문화인가"반발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통돼지 바비큐 행사에서 그릴에 통돼지가 구워지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통돼지 바비큐 행사에서 그릴에 통돼지가 구워지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내달 2일 이슬람사원 건설현장 앞에서 '돼지수육 파티'를 예고했다. 북구청이 제시한 부동산 매입안에 대한 입장도 이날 밝힐 예정이다.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측 주민들은 2일 오후 12시 30분 쇠고기국밥과 돼지수육 약 100인분을 나눠 먹는 잔치를 열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이에 앞선 오전 11시 30분에는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구청이 제시한 이슬람사원 인근 주택 매입안에 대해 입장도 구체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김정애 주민비대위 부위원장은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에 많은 국민들께서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한 화답으로 이번 잔치를 열게 된 것"이라며 "동네사람들 뿐 아니라 저희들을 지지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슬림 측은 반발하고 있다.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다른 사람 집 앞에 돼지 머리를 두고, 종교시설 앞에서 바비큐파티, 음주를 즐기는 것이 진정한 한국문화가 맞는가?"라며 "주민들 간의 갈등 상황에서 이익을 얻는 제3자가 우리와 주민들의 중재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현동 이슬람사원 신축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사태파악에 나서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으나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사원 대체부지에 대한 논의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북구청이 최근 반대 주민들에게 사원 인근 주민 부지 매입의사를 밝혔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주민들이 사원 건축에 항의한다며 내놓은 돼지머리와 족발 등도 건설현장 앞 골목길에 그대로 남아 있다.

북구청은 주민 측이 열기로 한 행사에 대한 별도 대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북구청 관계자는 "건축주와 동네 주민 모두가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양측 모두 설득이 쉽지가 않다"며 "구청에서는 이 갈등이 봉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