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불 예방, 농촌 지역 불법 소각 요인 없애야

입력 2023-03-18 05:00:00 수정 2023-03-17 1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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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상주시 외남면에서 발생해 78㏊, 축구장 100개 규모의 피해를 낸 산불은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다 불씨가 임야로 번져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사건뿐만 아니라 이맘때면 농촌 지역에서 논이나 밭두렁 또는 농자재 폐기물을 태우다가 산불이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산불 중 27%가 논·밭두렁 또는 영농 폐기물을 태우다가 났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불을 낼 경우 실수라고 하더라도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해마다 2~5월에 '산불조심기간'을 정하고, 산림 당국이 불법 소각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예방이 쉽지 않다. 단속반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이나 퇴근한 뒤인 야간에 몰래 소각하는 경우가 많고, 해충 방제와 잡풀 제거를 이유로 오랜 세월 논·밭두렁 태우기를 해 온 농민들의 습관도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과 복수의 전국 농업기술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겨울 끝과 초봄에 농민들이 해충 방제를 이유로 행하는 논·밭두렁 태우기는 농작물의 병해충 방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이 논과 논두렁의 월동기 곤충류 발생 양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농사에 도움이 되는 익충(거미류, 기생벌류, 반날개류 등) 비율이 지역별로 80∼97%에 이른다. 반면 농민들이 없애려는 해충(애멸구류, 파리류, 응애류 등) 밀도는 5~7%에 불과하다. 해충 퇴치를 위해 논·밭두렁을 태우는데, 해충을 박멸하기는커녕 해충의 천적인 익충을 더 많이 죽이는 것이다.

산림보호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 지역에서의 소각 행위는 전면 금지됐다. 산불은 발생했다 하면 대형 화재로 번지기 일쑤다. 예방이 최선이다. 농민들도 이제 해충 방제 효과도 미미하고, 피해만 큰 소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림에서 100m 이내 지역이 아니더라도 정해진 시설 이외 장소에서의 소각은 삼가야 한다. 아울러 당국은 폐비닐, 폐차광막 등 영농폐기물을 깔끔하게 수거·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농민들이 폐농자재를 소각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불법 소각에 따른 대형 화재와 미세먼지 피해를 고려하면,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투입해 수거 대책을 마련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