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선거 사무실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다. 지난 20대 경선 시 민심을 얻고도 당심을 얻지 못해 패한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보일지 주목된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1일 대구시장직을 퇴임한 뒤 서울로 상경했다. 그는 14일 캠프 사무실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 및 캠프 개소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출정식에서는 대선에 나서는 홍 전 시장의 포부와 향후 캠프 인선에 대한 방향성 등이 언급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시장이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고도 당내 기반이 약해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인사가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0대 경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민심에서 10.3%포인트(p) 앞섰지만 당심에서 22.9%p로 차이로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홍 전 시장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대구경북(TK) 당심을 얻기 위해 대구시장을 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전 시장은 당심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연이어 1대 1 식사를 하고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도 각별히 신경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규 서울 성북구을 당협위원장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홍 전 시장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서는 향후 정국에 따라 홍 전 시장을 지지하는 현역 의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선 국회의원과 최초의 민선 복수 광역자치단체장을 맡은 홍 전 시장이 타 후보들에 비해 더욱 안정감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경선은 당심을 대표함과 동시에 누가 본선경쟁력을 갖췄는지 다투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당심과 민심의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각 후보들마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문시장 간 이철우 "돈 잘버는 자유 우파 대통령 될 것"
대선 출사표를 던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3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대구경북(TK) 민심 공략에 나섰다. '국민여론조사 100%'로 진행되는 1차 경선을 앞두고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이 지사는 이날 서문시장에서 열린 '대구경북 전통시장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돈 잘 버는 자유 우파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상인과 간담회에서 "상인은 죽을 지경인데 정치판에서 싸움만 한다"며 "지금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도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이어 "이제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청년이 도전하고 가족이 머물며 공동체가 함께 숨 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라며 "청년 창업 부스, 공동 배달센터, 소규모 문화공간이 어우러진 '전통시장 형 청년몰·복합문화상가' 모델을 전국 곳곳에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가계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말로만 경제를 논할 것이 아니라, 매일 장사를 준비하며 새벽을 여는 손들의 땀을 닦아줄 수 있는 실질적 해법이 절실하다"며 "대통령이 되면 전통시장부터 골목상권, 5인 미만 사업장까지 대한민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시 살려내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이 지사는 이날 본인이 TK의 적자임을 거듭 밝혔다. 그는 상인들에게 "자유 우파 종가는 대구경북이고, 종손인 자신이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며 "새로운 박정희 정신으로 나라를 잘 살게 하고, 초일류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날 현장에는 1천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이 지사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서문시장의 한 상인은 "늘 선거 때마다 우리 시장을 찾지만 당선 후에는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느 때보다 바닥 경제가 침체돼 있는 만큼 '경제 대통령'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햄버거 회동'을 갖고 청년·노동 문제를 논의했다.김 전 장관과 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후보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연대를 강조, 향후 대선 경선 과정에서의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이날 두 사람 만남은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앞 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이뤄졌다.김 전 장관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청년들이 모든 국가 의사결정 시스템 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연금 개혁, 장학금, 일자리 등의 정책은 청년 인구보다 비례를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나 의원도 "오늘 김 전 장관과 학생들의 고민을 같이 듣는 것 자체가 청년들에 대한 진정성을 알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같이 하자고 했다"며 "어느 후보와도 행보를 같이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이날 두 사람 회동이 알려지면서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졌다.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김 전 장관은 "다른 후보 누구와도 만나 뵙고 같이 협력할 것"이라며 "단일화되느냐는 염두에 둘 수 없다. 우리끼리만 하겠다, 이런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나 의원도 "심도 있는 관계가 될지, 마지막 경선에서 일대일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생각이 공유되는 부분이 꽤 있다"고 여지를 뒀다.
尹 '사저 정치' 어디까지?… 정치권 '수위' 관심 집중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수위의 '사저 정치'를 선보일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이 결정된 전직 대통령의 행보는 '정치적 친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까닭에서다.아울러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의 메시지는 촉박한 일정으로 진행되는 조기 대선에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우선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자신을 지지한 세력들을 규합해 차기 국민의힘 당권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기기에 앞서 변호인단을 통해 "지난 겨울에는 많은 국민들 그리고 청년들께서 자유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켜줬다"며 "비상조치 이후 미래 세대가 엄중한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이에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이 앞으로도 국민의힘 대선경선을 비롯해 조기 대선 국면 등에서 지지층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는 등 왕성한 '사저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예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아울러 아스팔트 위에서 탄핵반대 구호를 외친 강성 보수층과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떠받치고 있는 이른바 '친윤계', 그리고 영남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속력을 높이면서 차기 국민의힘 당권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헌법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과 동행하는 방식으로는 국민의힘 후보가 전국 단위로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서 득표율 35%를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이다.중도성향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대신 핵심지지층의 결속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면서 정치적 상황반전을 기다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정치권 관계자는 "당장 윤 전 대통령이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108석을 보유한 원내 제2당의 당권을 지렛대(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로 정치적 영향력을 연장하면서 상황반전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중도 성향 유권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는 이유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12일(현지시간) 제외하면서 IT업계가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생산 공급망을 두고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1일(현지시간)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했다.모바일 제조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PC 부품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가 결정된 데 대해 안도하지만,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이번 조치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 애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의 56%를 애플이, 25%를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중국에 생산 공정이 없는 삼성 스마트폰은 상호관세에서 일단 자유로워졌지만, 중국에서 90% 가까이 생산하는 애플의 경우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입장이다.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별개로 펜타닐 등 마약 대응을 이유로 중국에 부과한 '10%+1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제조 스마트폰에 대한 20% 관세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보도하는 등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스마트폰 시대를 주도한 애플은 제조공정 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애플은 자국 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노동 유연성·규모를 내세워 해외 생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애플은 15%에 불과한 인도 내 스마트폰 생산 비율을 2027년까지 25%까지 끌어올려 중국 생산 몫을 줄일 예정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인도 생산인력의 숙련도, 공급망 생태계 성숙도, 정부 규제 등이 중국을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애플은 더 난처한 처지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전자 역시 애플과 관세 정책에서 차별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최악의 경우 미국 공장 신설 카드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생산 기지 이전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해결책 또한 관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한계를 분석했다.
11일 오전 의성군 봉양면 고 두봉 레나드(96) 주교의 사택. '두봉 천주교회'라는 문패 아래에는 고인의 선종을 알리는 천주교 안동교구의 안내문과 약력이 붙어 있었다.봄 햇살에 집 안팎엔 온기가 돌았지만 방문객들로 북적였을 이 곳은 적막감이 가득했다.집 안을 정리하던 오옥희(67) 씨가 간간이 한숨을 내쉬었다. 오 씨는 지난 2004년 두봉 주교가 의성에 터를 잡은 후 줄곧 '식복사(食服事)'로 고인의 곁을 지켜왔다. 식복사는 천주교 사제 대신 식사와 빨래, 청소 등 가사일을 돕는 이를 말한다.집안 내부는 단순하고 소박했던 고인의 삶처럼 단출했다. 소파와 식탁, 책상, 침대, 탁자, 장롱 등 필요한 가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 모두 오래되고 손때 묻은 가구들이다.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스마트폰은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모델. 누렇게 색이 변한 케이스를 투명 테이프로 고정해뒀다. 오래된 라디오 수신기에도 거뭇한 손때가 묻어있다. 침대 위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듯 사제 목에 걸치는 영대가 접힌 채 올려져 있었다.장롱 안에는 겨울 외투 서너벌과 두꺼운 상의 두 벌, 양복 3벌이 걸려 있고, 셔츠들은 대충 개어 넣어뒀다. 옷 보다는 옷장 한쪽에 쌓아둔 책과 무언가 적어 연도 별로 정리해 둔 서류들이 더 많았다. 이불 칸도 절반 정도만 채워져 있을 뿐 절반은 비어둔 채였다.오 씨가 옷장 서랍을 열며 말했다. "이런 속옷을 20년씩 입으셨어요. 새 속옷을 사드리면 다 모아뒀다가 이웃돕기에 내놓으시고 본인은 낡은 속옷을 그냥 입으셨어요. 아휴"서재 한쪽 벽면을 차지한 책장과 책상 위에도 새 책은 찾아 보기 어렵다. 두꺼운 프랑스 백과 사전과 성경은 금방이라도 낱장으로 분리될 듯 했다. 오 씨는 "그 책도 정말 오래돼서 투명 테이프로 이리저리 붙이고 붙여서 보던 책"이라고 했다.이웃 주민 정숙이(76) 씨는 "주교님은 항상 친절하고 재미있으셨다"고 했다. "늘 웃으셨고, 농담도 정말 잘하셨어요. 사람들을 만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항상 하셨죠."오 씨는 "주교님 사택 방 한 칸은 창고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낡은 물건은 항상 그의 손 안에 있었지만, 그 방안에는 늘 새 것들이 가득했다. 자신이 받은 새 옷이나 좋은 음식, 귀한 물건들은 차곡차곡 모아뒀다가 필요한 이웃들에게 모두 나눠줬다.그토록 소탈하고 여유롭던 고인도 지난해 말부터 조금 달라진 모습들을 보였다. 예전보다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짜증을 내기도 했고, 우체국을 자주 오가며 바쁘게 신변을 정리했다고. 오 씨에겐 지난 20년 간 일한 퇴직금을 주기도 했다.그러던 지난 6일 오후 1시쯤. 고인은 식사 후 손님들과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달려온 오 씨는 119구급대에 연락해 두봉 주교를 안동병원으로 옮겼다. 발견 당시 두봉 주교는 눈을 맞출 수 있고 의식은 있었지만, 대화는 불가능한 상태였다."수술실로 들어가기 전에 '괜찮으실거예요'라고 말씀드리는데, 저를 보며 막 우시는 거예요. 저도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그 모습이 마지막이었죠."오 씨는 "주교님 생전에는 저녁마다 집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는데, 이제 컴컴하게 불 꺼진 집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슬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닫히는 대문 너머, 고인이 손수 일구던 유기농 텃밭에 고추 지지대만 하릴없이 일렬로 박혀 있었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에 파견돼 70년 넘게 '가난한 교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살았던 두봉 레나도 주교가 지난 10일 선종했다. 향년 96세장례미사는 14일 오전 11시 천주교 안동교구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경북 예천군 농은수련원 성직자 묘지다.천주교 안동교구는 11일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 두봉 레나도 주교가 2025년 4월 10일 오후 7시 47분 선종하셨다"고 전했다.안동교구는 "온 삶을 기쁘고 떳떳하게 사셨고,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하느님 아버지 품에 안기셨습니다. 두봉 주교님의 마지막 말씀을 다시 한번 기억합니다. '성사(聖事)!',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 발표했다.두봉 주교는 지난 6일 오후 1시쯤 의성군 봉양면 '두봉 천주교회'라는 문패가 붙은 사택에서 식사 후 손님들과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안동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기다리던 신자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갔다.두봉 주교는 1929년 프랑스 파리 인근 오를레앙의 가톨릭 신자 집안의 5남매중 넷째로 태어났다. 이름은 르네 뒤퐁이었다. 신학교를 마친 두봉 주교는 외국 선교활동을 결심하고, 21세에 파리외방선교회에 입회했다.그는 1954년 12월 한국에 파견돼 대전 대흥동천주교회에서 10년간 보좌로 사목했으며 대전교구 학생회 지도신부, 가톨릭 노동청년회 지도신부, 대전교구청 상서국장 등을 지냈다.1969년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주교 서품을 받고 초대 안동교구장으로 취임해 약 21년간 교구를 이끌다 1990년 12월 퇴임했다. 지난 2004년부터 의성 봉양 작은 공소에서 사목활동을 하면서 지내왔다.두봉 주교는 '가난한 교회'를 내걸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힘썼다. 안동교구장으로 재임하던 기간 경북 영주 한센병 환자를 위한 다미안 의원 개원,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를 창립했다.상지여자전문학교와 상지여자·중고등학교를 설립해 여성 교육에도 이바지했다.특히, 두봉 주교는 농민의 권익 보호도 중시했다. 1978년 영양지역에서 발생한 불량씨감자 사건, 이른바 '오원춘 사건'은 두봉 주교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손꼽힌다.천주교 신자이며 농민회 영양군 청기 분회장이던 오원춘 씨가 정부와 영양군이 권하고 보급받았던 불량 종자 문제로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오씨가 괴한들에게 납치·폭행 당한 사건이었다.당시 농민들의 요구가 묵살되자 안동교구 사제단이 나섰도, 진상조사를 추진하면서 박정희 정권과 가톨릭이 대립하는 시국 사건으로 번졌고, 외무부가 두봉 주교에게 자진 출국 명령까지 내렸다.두봉 주교는 직접 바티칸으로 건너가 자신의 신념을 설명하고,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강한 입장을 내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두봉 주교는 지역 사회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2019년 12월 대한민국 특별 국적을 취득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 프랑스 나폴레옹 훈장, 백남인권봉사상, 만해실천대상 등을 받았다주요 저서로 수필집 '사람의 일감'(문음사, 1989년)과 '가장 멋진 삶'(바오로딸, 2011년)이 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 선고로 '자연인'이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14일부터 본격 시작된다. 피고인은 공판기일에 출석 의무가 있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반대신문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14일 오전 10시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됐다.이날 윤 전 대통령이 법정으로 이동하거나, 피고인에 앉은 모습은 노출되지 않을 전망이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지하통로로 곧바로 들어올 수 있게 허용한다는 방침인 데다, 윤 전 대통령 재판의 법정 내 촬영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첫 공판에선 검찰 측이 신청한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된다.조 단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내부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결정적 증언을 한 바 있다. 김 대대장은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본관으로 들어가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반대신문에 나설 수도 있다. 그는 헌재 탄핵심판 과정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직접 신문하기도 했다. 다만 구속취소 청구 후 심문이 이뤄진 지난 2월 20일 형사재판 첫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했을 때는 별다른 발언 없이 재판을 경청했다.윤 전 대통령 형사재판은 1심에만 최소 2~3년이 소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내란 혐의 사건 수사 기록은 총 4만 쪽에 달하고, 검찰이 채택해야 한다고 밝힌 증인만 520명이다.재판부는 이날 첫 공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관계자 재판과 병합 여부 및 향후 재판 일정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역을 거점으로 한 경제성장 육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사업 여건을 지역에 만들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지역 인재 육성·유치, 인공지능(AI) 산업 기반 조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인센티브 지원 등 4가지 실현 방안을 13일 밝혔다.◆ 새로운 접근 방식 필요최 회장은 최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의 사회로 손보미 스타씨드 대표, 이제형 스트라티오코리아 대표와 함께 한 좌담회에서 "저출생, 지역 소멸, 교육 등 다양한 문제들이 서로 연결돼 있어 이 문제들을 동시에 풀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또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AI가 모든 산업을 빠르게 바꾸고 있고 기술 혁명도 계속되고 있어 새로운 혁신을 통해 새로운 모델로 변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이 같은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 방안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시했다. 메가샌드박스는 규제혁신에 중점을 둔 기존 샌드박스에서 나아가 대구·경북, 강원권, 충청권 등 광역 단위 지역에 특화된 미래 전략 산업을 선정해 규제를 유예하고, 관련 교육·인력·연구개발(R&D)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최 회장은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모든 산업 여건을 한꺼번에 만들 수는 없지만 특정 산업에 맞는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일자리, 교육, 주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보자는 것"이라며 "기존 특구는 대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제조 기반 특구에 불과했고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거나 수도권에서 이전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대학 교육부터 취업까지 연계되도록 지역 내에서 커리어를 계획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주거, 교육, 문화 등이 그 지역에 맞춘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AI 등 디지털 산업을 위한 인프라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에 AI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 한 곳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어떤 산업에 대해서도 AI 전환을 끌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이런 걸 해도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뭐든지 하세요'라고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과 열린 규제가 필요하다"며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구도 주목받아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참석해 메가샌드박스 정책 제안서를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직접 전달한 바 있다. 제안서에는 AI사업 육성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에 대한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최태원 회장은 '대구시 AI시범도시 만들기'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시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AI도시를 구상해봤다. 시민들이 각종 AI서비스를 일상에서 이용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 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며 "AI 기반 생태계를 확장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대구에 거점을 둔 기업들도 메가샌드박스 프로젝트 추진에 의견을 내 눈길을 끈다.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적외선 이미지 센서 반도체 제조기업 스트라티오를 창업하고 작년 대구와 판교에 법인을 세운 이제형 대표는 "서울의 인재들은 포부가 굉장히 큰 반면, 지역의 인재들은 실력이 충분히 뛰어난데도 욕심을 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청년들의 꿈과 현실이 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영상 AI 분석 업체 스피어AX를 창업한 박윤하 대표는 대구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귀향해 창업을 했다. 수성알파시티에 본사를 둔 스피어AX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30대 초반이다.박 대표는 "희망하는 직원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타 지역 출신의 경우 주거비도 지원해 준다"고 했다. 실제 회사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한 직원도 "대학원 학비까지 지원해 주는 회사는 잘 보지 못했다"며 "직원들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대한상의는 "이들 구조적 문제의 근인이 서로 얽혀 있다 보니 개별적인 접근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인식 하에 지난 2년간 통합적 해법을 모색해 왔다"며 "새로운 국가 리더십 출범을 앞두고, 기업들이 연구한 메가 샌드박스 아이디어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한 것을 두고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된 가운데 오는 18일까지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절차적 문제 제기와 함께 "졸속처리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에 대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도 대통령 고유 권한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처분 사건의 경우 이르면 3~5일 안에 결론이 내려질 수 있다.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헌재가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낼 경우 오는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전에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국민의힘은 "권한쟁의 및 가처분 신청은 보호할 권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반론을 펼쳤다. 실질적인 임명 행위도 있기 전에 쟁송이 먼저 일어났단 취지다.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지난 11일 "한덕수 대행은 아직 발표만 했을 뿐, 헌재가 인사청문 준비팀을 꾸리지 않아 인사청문 요구서도 국회로 보내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한 행사는 아직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소송을 먼저 제기한 꼴이고, 헌재와 민주당이 짜고 치는 것처럼 보인다면, 헌재의 신뢰는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번 권한쟁의 및 가처분 사건 주심은 헌재의 무작위 전자배당 방식을 통해 새로 임명된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맡게 됐다. 가처분 사건의 정족수는 재판관 9명 중 과반인 5명이다.
올해 전국 곳곳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데다 대구에서 헬기 추락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산불감시 현장에서도 긴장이 감지되고 있다. 60대 이상이 대부분인 산불감시원들은 산불조심기간 종료를 한 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도 감시 뿐 아니라 초기 진화와 시민 홍보까지 도맡으며 활동하고 있다.12일 오전 10시, 20년 넘게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구청 공산동행정복지센터 소속 김상구 산불감시반장이 하얀 1t(톤) 트럭을 끌고 대구 동구 팔공산 기슭을 달렸다. 트럭에 달린 커다란 확성기에서는 "시민 여러분, 모두 산불을 조심합시다"라는 소리가 반복해서 흘러 나왔다.산불감시원은 산불조심기간인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팔공산 곳곳에 배치돼 활동한다. 20여개에 달하는 초소와 감시탑을 돌면서 연기 등 산불 징후를 살피고, 순찰이나 등산객을 대상으로 산불 조심 캠페인 등 예방활동도 하고 있다. 산불 초기 진화 작업이나 잔불 확인도 이들 몫이다.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지만 이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는 경우도 적잖다.김 반장과 함께 팔공산 대왕재 감시탑에 올라가 봤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자, 한 평 남짓한 공간에는 이미 윤두영(68) 산불감시원이 쌍안경을 든 채 감시탑 곳곳을 살피고 있었다.윤 대원으로부터 쌍안경을 넘겨받아 팔공산 곳곳을 둘러봤다. 숲과 벚꽃으로 초록색과 분홍색으로 뒤덮힌 봄철 팔공산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쌍안경 배율을 최대한 높이니 산불 징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곳곳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특히 수분을 머금은 풀이 자라나기 직전인 요즘은 산불조심기간에만 활동하는 감시원들에게도 유독 긴장되는 시기다. 늦겨울에서 이른 봄 사이 건조한 날씨와 누렇게 마른 식물이 산불 확산을 부추겨서다.김 반장은 올해 유독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긴장을 풀 수가 없다고 했다. 특히 지난 6일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 진화 과정에서 순직한 고 정궁호 기장과 가까운 관계였던 이들 입장에서는 산불이 유독 미울 수밖에 없다.김 반장은 "원래는 이 시간쯤 정 기장이 헬기를 몰고 공중 정찰을 돈다. 산불 발생 위험이 있는 지역 위에서 순회비행을 하는 등 우리를 잘 도와주던 분"이라며 "계속되는 산불로 사람까지 잃으니 허망하다"고 털어놨다.산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일선에서 체감하는 것도 산불감시원이다. 이들은 최근 잇따른 산불로 시민들의 경각심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입을 모았다.한 산불감시원은 "논밭에서 생활폐기물을 태우는 일이 많이 줄었다. 이전에는 불을 끄게 하면 반발이 심했었는데, 지금은 곧바로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은 산 근처에서 연기만 보이면 산불 신고가 수십 건씩 들어온다. 오인신고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한 데 따른 지정 효력이 오는 15일 발효된다. 그간 정부가 민감국가 지정 해제를 위해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왔지만 15일 이전 지정 해제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13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미 에너지부의 1월 초 결정은 이달 15일부터 효력을 갖게 된다. 미국 연방법상 미 에너지부 장관은 민감국가에 속한 국가의 시민이나 대리인이 미국의 국가안보 연구소에 출입할 경우 사전 신원조회를 완료하지 않으면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조치가 실제 발효되면 한국 출신 연구자는 미국 연구소를 방문하기 최소 45일 전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미국 에너지부 직원이나 소속 연구자가 한국을 방문하거나 접촉할 때도 추가 보안 절차가 적용된다.현재까지 미국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한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정부 역시 이 사안을 정치적·외교적 문제라기보다는 연구 보안에 관한 기술적 사안으로 파악하고 있다.그러나 한국이 미국의 민감국가로 지정됐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양국 간 과학기술 및 연구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발효 전 해제를 목표로 실무 협의에 집중해왔다. 특히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하고, 양국은 즉시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당시 양국 장관은 민감국가 문제를 절차에 따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민감국가 지정 및 해제 기준과 절차는 공식적으로 '비공개'이라서 앞으로 일정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해제가 결정되더라도 발효 이전에 가능할지, 발효 이후 즉시 해제가 될 수 있을지, 또는 갱신 주기에 맞춰 해제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만약 15일까지 해제가 이뤄지지 않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의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원자력 발전,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력 설비,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이뤄지는 만큼 협력 위축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어서다.입법조사처는 "정부는 국제 협력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협력 현황과 계획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피해 가능성을 파악하고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퇴임에 따라 대구시가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대구시는 시정 공백 없는 권한대행 체제 운영을 통해 민선 8기 시정 목표를 차질 없이 이어가는 한편 '대구혁신 100+1' 등 주요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13일 대구시에 따르면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지난 11일 긴급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대구시장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했다.대구시 실·국장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김 권한대행은 핵심 시책 추진 사항과 재난안전대책을 점검했다.김 권한대행은 "혼란스러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권한대행을 수행하게 됐다"며 "27년 공직생활의 경험과 역량을 쏟아 고향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어 "실·국장을 중심으로 시정 공백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시의회·유관기관 등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에는 대구시의회를 방문해 의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민생 안정, 주요 사업 추진 등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또한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김 권한대행에게 흔들림 없이 시정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직무대행은 김 부시장과의 통화에서 "주민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 대구시의 모든 공직자는 시정 운영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맡은 바 책임을 충실히 해달라"고 말했다.앞서 홍 시장은 '6·3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 11일 퇴임식을 갖고 대구시장직에서 물러났다.홍 시장은 퇴임식에서 "비록 시장직은 내려놓지만 여러분들의 더 큰 힘이 되어 돌아와 든든한 후원자로서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직원들을 향해 큰절하기도 했다.홍 시장 사임에 따라 이날 대구시 정무직 공무원 10여 명도 자동으로 면직돼 일괄 사퇴했다.
SK그룹이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핵심기업인 SK실트론 매각을 검토(매일신문 4월 9‧10일 보도)하면서, 지역사회에 '투자 이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13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그동안 구미 지역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해왔고, 공장 증설과 생산설비 확대 등 구체적 투자도 이미 이뤄졌다. 하지만 남은 투자 계획과 고용, 지역 상생 방안이 사모펀드 체제 아래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지난 2023년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구미 투자협약식에서 "2026년까지 2조3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SK실트론은 웨이퍼 생산 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구미시와 산업계 관계자들은 "투자 이행이 없었던 건 아니고, 상당수는 진행됐다"고 인정하고 있다.문제는 앞으로다. 전체 투자 계획 가운데 아직 남은 투자 규모가 상당하고, 향후 신규 설비 투자나 고용 확대, 지역 협력업체 발주 등이 새 주인인 사모펀드 체제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특히 사모펀드는 통상 단기 수익성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어, 생산설비 외 지역 연계사업이나 장기 고용 유지 같은 부분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SK실트론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남은 투자 계획 이행 ▷고용 안정 보장 ▷지역 상생 유지 등을 공식 협약 등을 통해 보장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지역 한 인사는 "투자가 상당 부분 진행된 건 맞지만, 구미와 약속했던 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며 "남은 투자가 어떻게 될지, 지역경제와 일자리는 어떤 영향을 받을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구미 경제계 관계자도 "매각은 기업의 경영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투자와 고용, 지역경제에 대한 약속까지 함께 팔 수는 없다는 게 시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앞으로 SK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그 약속을 이어갈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 공무원들이 최근 음주운전, 폭행 사건 등에 잇따라 연루되면서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13일 경주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간부 공무원(5급) A씨는 지난 5일 경주시 건천읍에서 음주 상태로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9%였다.A씨는 내남면민 체육대회에 참석해 주민들과 술을 마신 뒤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이 중앙선을 넘나들며 비틀거리는 것을 목격한 주민 신고로 음주 운전이 적발됐다.지난 1일에는 경주시 간부 공무원(5급) B씨와 같은 부서의 주무관 C씨 간의 몸싸움도 벌어졌다. 이들은 업무 관련으로 논쟁하다가 B씨가 C씨의 멱살을 잡는 등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B씨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시는 폭행 신고가 접수되자 이들을 분리 조치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이에 대해 시민들은 "이 같은 일이 잇따라 발생한 것은 공무원들의 공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방증"이라며 "공직자 비위에 대한 엄벌 등 기강 확립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포항~울릉 간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이하 엘도라도호)가 엔진 부품 결함으로 휴항에 들어가면서 주민과 관광객 불편이 예상된다.13일 엘도라도호를 운항하는 여객선사인 대저페리 측은 "최근 여객선 출력 이상으로 지난 6일부터 선박을 점검한 결과, 엔진 내 피스톤을 고정하는 볼트가 파손되며 진동이 발생해 엔진 내부 블록 등이 파손됐다"며 "부속 교체를 위해선 해외에서 주문 제작해야 하는데, 수리를 마치는데까지 약 3개월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대저페리 측은 엘도라도호의 장기 휴항에 따른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현재 독도~울릉 항로에서 운항 중인 썬라이즈호(정원 442명, 388t)를 오는 25일부터 포항~울릉 항로에 투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엘도라도호의 장기 휴항 소식이 알려지면서 울릉도 주민과 여행업계 등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봄철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 수송에 따른 주민 불편이 커지자 생채 유통을 포기하는 농가도 발생하고 있다.주민 A(53)씨는 "선박 휴항으로 인해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 새벽에 택배사를 찾는 등 불편이 커 생산에서 배송까지 여력이 안 돼 포기했다. 최근 휴항으로 하루 밀려 배송한 적이 있는데 고객들의 불만이 커 아쉽지만 생채로 유통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말했다.여행업계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4월은 예약을 취소하거나 관광객을 다른 여객선으로 돌려 버티고 있지만, 당장 다음 달 황금연휴 예약부터 문제가 발생한다"며 "연휴기간엔 승선 인원이 작은 대체 여객선만으로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울릉~독도를 오가는 썬라이즈호가 포항 항로에 투입되면 독도를 방문할 수 있는 여객선이 줄고 울릉도를 방문하는 여행객 또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그간 울릉도를 방문한 여행객들의 관광 경향으로 미뤄보면, 독도 여객선 티켓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면 울릉도 여행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관광객이 많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겨울철 비수기를 끝내고 봄 황금 성수기를 준비하던 지역 내 식당과 숙박업 등에서도 연쇄적 피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울릉군 공모선인 엘도라도호는 지난 2023년 7월 취항했다. 총톤수 3천158t, 승선정원 990명, 화물 25t을 싣고 최대 51노트(95㎞), 평균 45노트(83㎞)로 포항~울릉 간 항로를 2시간 5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운항하는 선박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초쾌속 여객선이다.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자 수가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거래 절벽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개업은 물론 시험 응시자 수까지 동반 감소하고 있다.1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 수는 1천7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이후 1~2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치다. 최근 10년간 매년 1~2월 개업하는 공인중개사 수는 3천~4천명 수준을 유지했다.2023년 2천496명으로 줄어든 개업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2천8명으로 줄었다. 신규 개업자 수가 2천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연간 시험 횟수나 합격자 수에 따라 부침은 있었으나 적어도 2천명 이상은 유지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공인중개사는 봄철 이사 수요를 노리고 연초에 개업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협회는 지난해부터 연초 개업 쏠림 현상이 사라졌다며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신규 개업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2020년 874건이던 대구의 신규 등록도 지난해 464건으로 5년 사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공인중개사는 11만1천878명으로 20개월 연속 감소세다.지난해에는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도 15만4천669명을 기록하며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가 2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제가 캠핑광(狂)이라서 매년 캠핑대전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참여 브랜드 라인업이 엄청 강화돼서 역대급으로 좋았어요."(13일 캠핑대전을 찾은 28세 김성준 씨)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진행된 영남권 최대 규모의 캠핑 전문 전시회인 '2025년 대한민국캠핑대전(이하 캠핑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120개 업체 533개 부스의 규모로 진행된 올해 캠핑대전은 사전등록자 3만명, 주말 관람객 7만명 등 3일간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마지막 날인 13일 오전에도 입장객들로 전시장 앞이 인산인해를 이룰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기존 지역 캠핑박람회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도쿄크래프트, 아베나키, 위오아웃도어, 스노우라인, 5050워크숍 등의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가 참여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타나카 준야 도쿄크래프트 대표는 "양 날개를 펼친 듯한 아름다운 외형이 특징적인 신제품 '윙포트'를 부스에서 선보이고 있다. 자녀가 있는 3040 가족 단위 고객들이 특히 많이 찾아주셨다"며 "기존엔 서울에서만 있다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으로 대구경북의 새로운 고객들과 접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작년에 이어 올해도 캠핑대전에 참여한 스노우라인의 한진희 주임은 "대구경북 지역은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보니 평소 홍보가 어려웠는데 전시회가 많은 도움이 돼 올해도 참가했다"며 "특히 올해는 색상 리뉴얼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세턴 에어텐트'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으로 론칭했는데, 사전 예약이 벌써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대구경북 지역 업체들의 참여도 활발히 이뤄졌다.대구 북구에 있는 제라산업의 김주학 대표는 "우리 업체는 15년간 캠핑용 버너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해왔는데, 재작년부터 텐트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가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사계절 내내 사용 가능한 텐트를 선보이는 기회의 장이 됐다"고 했다.캠핑용품 부스 외에도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돼 관람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대구경북 공동 주제관에선 제4회 캠핑대전 사진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구미시 거주 양인경 씨 가족의 봄과 여름을 테마로 한 캠핑 장면을 실물로 재현한 공간이 조성돼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양인경(42) 씨는 "한 달에 2~3번은 캠핑을 떠날 정도로 캠핑을 좋아하고, 특히 여러가지 콘셉트의 캠핑 스타일을 구상하는 것이 취미"라며 "이렇게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서 뜻깊었다"고 말했다.또한, 공식 협찬사인 교촌치킨은 하루 1천200명에게 교촌치킨 신메뉴를 무료로 맛볼 수 있는 파격적인 시식 행사를 펼쳐 행사 타임마다 긴 줄이 형성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백상문 캠핑대전 사무국 매니저는 "앞으로도 캠핑대전이 최신 캠핑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 기업에게는 판로확대의 기회를, 참관객들에게는 양질의 전시회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 대표 브랜드전시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사 서한, 거침없는 수주 행보…'2세 리더십' 빛났다
대구를 대표하는 건설사인 서한이 올해 들어 굵직한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구대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 1공구, 칠성24지구 재건축 등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주에 성공한 데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서한은 지난 9일 약 890억원 규모의 대구대명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구대명 LH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남구 대명동 일대를 지하 3층~지상 19층, 30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시공능력순위 22위 동부건설 등 4개 건설사가 수주전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서한이 시공사로 선정됐다.최근 서한은 1천400억원 규모의 엑스코선 1공구 시공권도 여러 경쟁사를 물리치고 따내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2천757억원 규모의 칠성24지구 재건축사업 시공사로도 선정됐다. 서한의 지난해 매출액 7천493억원의 36.8%에 해당하는 대형 공사다.주가 흐름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종가 기준 주당 847원을 기록하며 2주 전(785원)보다 62원(약 7.9%) 상승했다. 지난해 서한은 어려운 건설 경기 속에서도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서한의 지난해 매출액은 7천493억원으로 6천216억원을 기록한 2023년보다 20.5% 증가했다. 역대 최고 매출로 꼽히는 2022년 7천300억원과 비교해도 2.64% 증가한 수치다.이 같은 서한의 상승세 배경에는 김병준 전무의 리더십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주 김을영 서한장학문화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김 전무는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2세 경영의 출발을 알렸다. 사내이사 등재 이후 공격적인 주식 매수를 통해 지분율도 대폭 늘리며 오너 리더십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의 수주 경쟁에서도 김 전무가 앞장서서 진두지휘하고 직원들을 독려했다는 후문이다.리스크 최소화도 주요 전략 중 하나였다. 서한은 공사비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사업장 위주로 수주를 시도하며 사업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사업장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특징이 있다. 서한은 창립 54주년이 되는 올해도 수주 2조원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직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서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신규 착공 현장이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전 직원들이 위기의식 속에 내 일처럼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가 최근의 수주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 대표 건설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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