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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 ⑥맷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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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같은 곡물을 갈아서 가루로 만들거나, 메밀이나 물에 불린 콩 따위를 갈 때 쓰는 기구를 맷돌이라 한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맷독' 또는 '풀매'라 부르기도 한다. 지방에 따라서 가공 방법이나 손잡이 맞추기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 그 형태는 대체로 비슷하다. 그런가 하면 돌로 다듬은 제분용 맷돌, 나무로 만든 곡식의 탈곡만을 위한 맷돌, 그리고 옷에 풀을 먹이기 위해 물에 불린 쌀을 갈던 풀매가 있었다.

우리나라 맷돌은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것에 큰 차이가 있다. 중부지방의 것은 위 아래쪽의 크기가 같고, 매판이나 매함지를 깔고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남부지방의 것은 밑짝이 위짝보다 넓고 크며, 한쪽 옆에 주둥이까지 길게 달려 있어 매판이나 매함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 표면 안쪽을 파고 맷손 즉 손잡이를 박아 놓아 조형적이며 섬세한 느낌을 준다.

맷돌의 구조는 간단하다. 둥글넓적한 2개의 돌을 아래위로 겹쳐놓고, 아랫돌의 중심에 박은 중쇠에 윗돌 중심부의 구멍을 맞춘다. 그리고 윗돌에 파인 아가리에다 곡식의 낱알을 넣고, 윗돌 옆에 수직으로 달려 있는 맷손을 돌리면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흔히들 '어이' 또는 '어처구니'라고 하는데, 그 어원은 '맷손'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리고 맷돌질을 할 때 맷돌을 올려놓는 기구를 매판이라고 한다.

맷돌질을 할 때는 맷돌 아래짝을 커다란 함지에 고정시켜 놓는다. 또한 위짝의 중심부에 있는 구멍을 중쇠에 끼워 맞추고, 한 사람 또는 두 사람이 마주앉아 간다. 한 사람은 맷손을 돌리고, 다른 한 사람은 아가리에다 곡물을 흘려 넣는다. 돌릴 때 호흡을 제대로 맞추어야 맷돌질이 쉽고 고르게 잘 된다. 그리고 맷돌이 크거나 갈아야 할 곡물이 많을 때는 맷손에 가위다리 모양으로 벌어진 맷손을 걸고, 두세 사람이 노를 젓듯이 앞뒤를 밀어가며 갈기도 한다.

풀매는 풀을 만들기 위해 물에 불린 쌀을 가는 맷돌이다. 아랫돌에 높은 받침이 함께 붙어 있다. 아랫돌이 윗돌보다 훨씬 넓고, 그 주위에 홈이 파여 있어 갈린 것이 저절로 흘러내리게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맷돌보다 곱게 갈 수 있는 맷돌이다. 또 모시나 명주에 풀을 먹일 때는 불린 쌀을 곱게 갈아서 가라앉혀 밭쳐서 말려두고 썼다.

요즈음에는 믹서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칼날로 간 것과 돌로 으깬 것 사이에는 입자의 질감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특히 단단한 것일수록 믹서의 칼날로는 입자가 균일하게 갈리지 않기 때문에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편리하다는 이유로 다들 믹서에 의존하고 있다. 맷돌, 이제는 보기 힘든 물건이 되고 말았다.

김 종 욱 문화사랑방 허허재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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