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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동독 출신 독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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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8일 사망한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구 공산 체제 시절 반체제 지도자였다. 극작가였던 그는 1964년 첫 작품 '정원 파티' 이후 공산 체제를 풍자하는 작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1977년에 '77 인권헌장'을 발표, 투옥되면서 반체제 운동의 상징이 된 그는 1989년 동유럽 민주화 바람을 타고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며 공산주의 체제를 허무는 '벨벳 혁명'을 이끌었다. 이후 대통령이 되어 국가를 경영했고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분리 후에도 체코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낮은 인플레율과 실업률을 유지하는 등 성공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폴란드의 레흐 바웬사 역시 공산 체제를 위협한 인물이었다. 그다니스크의 조선 노동자로 일한 그는 1980년대에 자유 노조인 '연대'(Solidarity)를 이끌며 파업 투쟁을 주도, 공산권 최초로 합법 노조로 인정받는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뒤이은 공산 정부의 탄압으로 구속됐다가 풀려났으며 198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공산 체제가 붕괴한 후인 1990년에 대통령에 당선돼 경제 개혁을 이끌었으나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결실을 보지 못함에 따라 1995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패배했다. 이에 그는 정계를 은퇴하고 옛 직장인 그다니스크의 조선소에 복직해 전기기사로 일하기도 했다.

19일 독일의 새 대통령으로 구 동독의 반체제 인사였던 요아킴 가우크가 사실상 확정됐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체포돼 시베리아 수용소에 끌려간 이후 동독 체제에 대해 반감을 지녔으며 자란 후에는 동독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면서 베를린 장벽을 붕괴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그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옛 동독 문서관리청의 책임자로 일하면서 자신을 감시하던 동독 비밀경찰 조직 슈타지의 추악한 과거를 밝혀내기도 했다.

각종 특혜 의혹으로 사임한 크리스티안 볼프 전 대통령의 자리를 잇게 되는 그는 동독 출신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독일을 이끌게 됐다. 독일의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원수 역할에 그치지만, 국제조약 등에 최종 서명권을 갖고 있어 진보적 성향의 그가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메르켈 총리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가우크의 대통령 지명은 그 자신의 인생 역전이자 통일 독일 정치의 새 바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지석 논설위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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