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군대 보낸 부모님들 보세요] 군 지휘관 왜 추석에 부대 방문해서 장병들 불편하게 하나? VS 군 지휘관도 휴일에 없는 시간 쪼개 마음 쓰러 오는 것?

입력 2018-09-24 15:38:18 수정 2018-09-24 22:03:47

국방부 로고. 매일신문DB
국방부 로고. 매일신문DB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 추석인 24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영공방위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연휴 기간에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 추석인 24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영공방위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연휴 기간에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지휘관의 명절 부대 방문 사례가 이번 추석에도 나타났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 24일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찾은 것. 공군에 따르면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은 11비 내 전투기 주기장을 찾아 비상대기 근무 중인 조종사와 정비사 등을 격려했다. 또 점심에는 부대 식당에서 장병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노고를 위로했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 추석인 24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영공방위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연휴 기간에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 추석인 24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영공방위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연휴 기간에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역시 추석 연휴였던 22일에는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이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국방부가 밝히기도 했다. 이날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과 함께 하는 점심식사 이벤트가 진행됐다.

그런데 현역 장병들은 물론 예비역들 사이에서 군 지휘관의 명절이나 주말 등 휴일 방문은 '장병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곤란한 사례로 언급된다. 물론 군 지휘관의 '격려'라는 취지는 좋지만, 격려가 격려로 전해지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예비역 병장 박모(35) 씨는 "군 지휘관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부대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수십년 전 쌍팔년도 시대에 군 복무를 한 아버지, 삼촌뻘 예비역들은 군 지휘관이 오기 한달 전부터 부대 전체를 청소하고 심지어는 조경을 새로 꾸몄다고 말한다. 10여년 전 내가 복무했을 때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은 더욱 상황이 나아졌을 것이다. 허례허식이 많이 사라졌을 거다. 그러나 그렇다고 높으신 분이 온다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순 없다. 적어도 부대 입구는 청소하고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은 것은 치우는 수고를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군 지휘관이 부대에 와 있는 동안은 부대 구성원 모두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한 예로 장병들이 평소엔 잠이 모자라 휴일에나 할 수 있는 꿀맛 같은 오침(낮잠)도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반론도 있다. 예비역 병장 이모(30) 씨는 "그래 봤자 군 지휘관이 부대에 며칠 머무르는 것도 아니고 잠깐 왔다 가는 것일 뿐이다. 또한 말 그대로 격려를 하려고 부대를 방문하는 것이지, 부대 근무 상태가 어떻고 청소 상태가 어떤지 시어머니처럼 지적하려고 오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군 지휘관도 명절 등 휴일에 없는 시간을 쪼개서 장병들을 찾는 것이다. 또한 종종 장병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가는 경우도 있다. 우스갯소리이긴 한데, 지휘관과 장병들이 점심을 같이 먹는 이벤트가 마련되면 그날 식사 메뉴가 꽤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며 "아무튼 시대가 많이 변했다. 늘 부정적으로만 볼 부분은 아니다"고 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갑론을박은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이따금 하는 부대 방문을 두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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