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중증 건선 환자 생물학적제제 투여하니…

입력 2021-07-13 13:43:51 수정 2021-08-24 18:36:43

"10명 중 8명, 90% 이상 개선 효과"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한여름에도 긴팔 옷과 긴 바지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운 날씨에도 피부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거나 울긋불긋한 홍반이 드러나는 건선 환자들이다. 노출이 늘어날수록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늘어나 가급적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데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단순건조증이나 전염성피부병, 아토피 등 여타 피부질환과 겉보기에 유사해 보이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했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이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건선으로 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치부하고 불편을 참고 숨기는데 익숙해지거나,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도 하고, 부정기적인 피부과 치료에 그치면서 질병이 악화되는 사례도 꽤 잦다.

◆단순 피부질환 아닌 면역질환

건선은 체내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건선 환자의 증상은 주로 하얀 각질이 쌓이는 '인설'과 피부가 붉어지면서 두꺼워지는 '홍반 및 판'으로 나타난다. 피부에 붉은 발진(홍반)이 생기면서 다양한 크기의 은백색 각질(인설)로 발진 부위를 뒤덮게 되는 것이다.

다른 피부질환과는 다르게 병변과 정상피부와의 경계가 뚜렷하고, 크고 작은 붉은색의 홍반성 구진 및 판이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은백색의 두꺼운 각질이 발진 위로 덮이면서 뭉치거나 커지면서 퍼지게 된다.

주로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인 무릎, 팔꿈치, 두피, 엉덩이 등을 시작으로 피부 여러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손톱·발톱에서도 병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서 증세가 심해질 경우 전신의 거의 모든 피부가 발진으로 덮이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증상이 생기는 이유는 주로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인 T세포 면역 체계 이상 때문이다. 박경덕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면역이상이 원인인 전신성 염증 질환이기 때문에 건선 관절염, 심혈관질환, 대사 증후군, 염증성장질환 등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신성 염증 질환이므로 장기적인 계획을 통한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건선 환자들은 평생에 걸쳐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질병의 진행을 경험하다보니 치료에 소홀하기 쉬워지기 쉽지만, 적극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과 동시에 꾸준히 생활 습관을 개선해 나간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했다.

건선 환자의 10명 중 2~3명은 가족 내 건선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병의 진행이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발병 시점에 주요 원인으로는 피부 외상, 감염, 스트레스, 비만, 흡연 등을 꼽을 수 있다.

◆생물학적제제 투여로 90% 이상 치료 가능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전형적인 건선병변은 피부 소견만으로도 진단 가능하지만 다른 피부질환일 경우를 구별해 내기 위해 피부 병리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건선의 치료는 진행 단계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가장 먼저 시도하게 되는 것이 국소치료로 보습제나 스테로이드 연고, 비타민D복합제 등 바르는 방식이다. 비용 면이나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다.

중등도 이상일 경우 단일파장 자외선(Narrowband UVB)을 이용한 광선 치료를 사용할 수 있다. 주 2~3회 병원을 방문해 광선치료기 안에 들어가서 빛을 쬐는 방식이다. 면역조절제 등의 약을 함께 복용하기도 한다.

6개월 동안 이러한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중증 건선 환자의 경우에는 생물학적제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박 교수는 "이 치료법은 건선을 유발하는 특정 면역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해하는 방식인데, 10명 중 8명의 환자에서 90% 이상 피부 병변 개선효과를 보임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과 치료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2017년 6월부터는 중증 건선이 산정특례질환에 포함되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크게 덜게 됐다. 완치가 어려운 질환의 특성상 치료와 관리를 평생 이어가야 하다 보니 정부가 환자 자기부담금을 10%로 낮춰 경제적 어려움은 덜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박경덕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박경덕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건선은 평소 생활습관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기 때문에 평생 생활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피부가 자극받거나 상처가 날 경우 건선 증세가 악화하기 쉽기 때문에 때를 자주 미는 등의 행위는 삼가야하고, 침술 등 피부외상을 유발할 수 있는 치료도 조심해야 한다. 또 염증으로 인해 건선이 생기거나 심해지기도하기 때문에 편도선염·인후염 등의 피부질환이 아닌 다른 인체 내 염증 발생에도 주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아직까지 중증 건선 환자들을 위한 제도와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법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병을 방치하고 있는 환자들도 상당수"라면서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진단이 좋은 치료 결과의 첫걸음이며,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써 분명히 건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일상을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박경덕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건선을 관리하는 생활 속 습관〉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과로 피하기

▷술·담배는 금물

▷가렵다고 긁거나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 때를 자주 미는 등 피부를 자극하거나 손상 받지 않게 하기
▷피부의 수분을 빼앗을 수 있는 과도한 장시간 목욕 피하기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수시로 보습제 바르기
▷피부 습도 유지를 위해 적당하고 운동 규칙적으로 실시
▷건선을 일으킬 수 있는 편도선염, 인후염 등과 같은 상기도감염 주의